외국인고용과비자

제1장 기초편

빗물이 모여 강물이 되는 다문화 사회를 상상하며

오늘날 정보통신 및 교통수단의 발달로 인한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물결 속에 자본과 노동력의 국제적 이동이 자유로운 국제이주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최근 한국 사회는 국가 간 인구이동의 세계적 흐름 속에서 국내 체류외국인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체류외국인의 유형도 외국인근로자, 결혼이민자, 외국인유학생, 외국국적동포 등으로 다양화 하는 등 다문화 사회를 맞이하고 있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2023년 4월말 현재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은 235만 여명에 이르고 있다. 다문화 사회를 맞이하여 이제는 도시나 시골, 길거리나 지하철 어디에서든 외국인을 만나는 것이 더는 낯설지 않다. 외국인근로자와 결혼이민자의 증가와 함께 출신 국가별로 공동체를 형성해 모여 사는 곳도 적지 않다. 예를 들어 서울의 경우에는 다문화 1번지 용산구 이태원의 ‘무슬림 마을’, 동부이촌동의 ‘일본인 마을’, 서초구 반포동의 ‘프랑스 마을’ 등이 있다. 또한 중구 광희동의 ‘중앙아시아 촌’, 가리봉동과 대림동 일대의 ‘중국동포 타운’, 종로구 혜화동 성당 근처의 ‘필리핀 거리’, 종로구 창신동 골목의 ‘네팔 거리’ 등이 있다. 서울 밖에는 ‘국경 없는 마을’로 알려진 안산시 원곡동의 ‘다문화마을 특구’와 인천시 중구 선린동의 ‘차이나타운’이 있다. 또한 조선 산업의 메카인 거제시의 ‘북유럽 타운’, 남해시의 ‘독일 마을’ 등이 있다.
필자는 봄비 내리는 어느 날 대지를 적시는 수많은 빗물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를 생각하다 문득 빗물이 모이면 강물이 되듯이 세계 각국의 다양한 문화와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대한민국에 들어와 잘 정착하면 ‘다문화라는 강’이 만들어지고 이를 통해 더 큰 대한민국으로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상상을 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 내리는 빗물은 구름을 타고 전 세계를 떠돌다 우리나라 상공에 들어와 흘러내린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순수 혈통의 단일민족 신화에 젖어 구름을 타고 전 세계를 떠돌다 우리나라에 내린 빗물을 어떻게 대했던가? 빗물이 내린 지역이 우리나라이니 ‘우리만의 강’ 문화에 흡수되기만을 바랐지, 빗물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다문화라는 강’ 문화를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글로벌 시대와 국내 체류외국인 250만 명의 다문화 사회를 맞아 우리가 세계 속의 한국으로 우뚝 서려면 ‘빗물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한국인과 외국인이 공존(共存)하는 ‘다문화’를 인정할 때이다.
이 세상에 빗물 없이 살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빗물이 땅에 스며들면 메마른 대지를 적셔주고 새 생명을 자라게 한다. 또한 빗물은 광천수나 지하수가 되기도 한다. 빗물은 참 고마운 존재다. 세계 각지에서 ‘코리안 드림’을 찾아 우리나라에 온 외국인은 빗물처럼 우리에게 고마운 존재이다.
외국인근로자들은 1960년대 서독으로 간 우리 광부와 간호사들이 힘들게 번 종자돈이 오늘날 경제성장의 주춧돌이 된 것처럼,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중소제조업체에 노동력을 제공함으로써 우리나라 경제성장에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다. 결혼이주여성들은 언어소통 문제, 문화적 차이, 경제적 어려움 등 힘든 여건 속에서도 열심히 다문화가정을 꾸려 나가고 있다. 과학자, 연구원, IT 기술자 등 외국인 전문인력은 우리나라의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
하지만 빗물이 항상 고마운 것만은 아니다. 비가 너무 와 빗물이 흙탕물로 변하거나 홍수가 나서 마을 전체가 빗물에 잠기는 등 우리에게 해를 끼치기도 한다.
비숙련 외국인근로자들이 한꺼번에 많이 들어와 내국인의 일자리를 잠식하거나, 이주민이 사회 적응에 실패하고 빈곤층으로 전락할 경우 국가재정에 부담을 주어 사회 복지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 또한 점점 늘어나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사회적 편견과 차별로 인하여 우리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사회 불만 세력으로 성장할 때 사회적 갈등요인이 될 수 있다.
2005년 프랑스에서 발생한 이민자 2세들의 소요사태는 인종적·문화적 차이로 인한 갈등과 소수자의 사회적 차별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다면 사회적 갈등과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와 같이 프랑스의 다문화정책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을 거울삼아 다문화사회가 초래할 갈등 요인을 최소화하고 사회통합을 이루기 위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때이다.
필자는 다문화사회를 맞아 해불양수(海不讓水)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한다. 바다는 어떠한 물도 사양하지 않고 받아들여 자기 안에서 묵묵히 정화시켜 나가면서 거대한 대양을 이룬다는 뜻으로, 모든 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포용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정 붙이고 살면 고향’이라는 옛말이 있듯이 한반도에서 조상 대대로 터전을 잡고 살아온 사람들은 물론 한반도에 새로 들어온 이주민들도 이 땅에 정착하면 제2의 고향이 될 수 있다. 이 땅에 들어온 이주민들은 한국사회의 가치와 문화를 존중하고 수용할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 것이다. 또한 이들을 맞이하는 우리 국민도 이주민을 단순한 손님이 아닌 삶의 터전을 개척해 나갈 이웃으로 생각하고 포용의 정신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는 흔히 강을 생각할 때 산에서 고인 빗물이 바다로 흘러가는 하나의 통로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강은 단순히 물이 흐르는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생태계가 존재한다. 또한 강은 인간에게 있어 삶의 터전이다. 강을 중심으로 마을이나 도시가 생겨나고 인류의 문명이 탄생하기도 했다. 또한 강은 그가 운반하는 수많은 토사와 그 속에 담긴 영양분이 주변 땅을 비옥하게 하고, 그 땅에서 농경과 목축이 이루어져 농경과 정착 문화가 발달하였고 인류의 4대 문명이 탄생했다.
강은 수많은 빗물을 받아들이는 ‘포용성’과 어류와 조류는 물론 동식물들이 서로 공존하면서 살아가는 ‘다양성’을 속성으로 한다. 어머니의 품속같이 포근한 ‘다문화 강’ 주변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서 온 다양한 문화와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차별받지 않고 공존(共存)하면서 일곱 빛깔 무지개처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사회가 성숙한 다문화 사회의 모습일 것이다.
끝으로 세계화된 지구촌에서 누구나 이방인이 될 수 있다. 이 땅에 들어와 살고 있는 외국인도 나 자신과 똑같은 인간으로 생각하고 외국인이 겪는 문제는 곧 나의 문제이고, 그들이 차별받고 핍박을 받는다면 이 또한 나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나 자신을 바라보는 역지사지(易地思之) 정신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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