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법 해설

제11장 취약근로자의 보호

제4절 외국인(2/4). Ⅲ. 집단적 노사관계법

Ⅲ. 집단적 노사관계법

1. 외국인근로자에 노동 3권 보장

노동조합의 설립목적은 노동3권의 행사를 통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것이다. ‘근로조건’이라 함은 임금, 근로시간 등 근로계약 내용을 말하고, ‘그밖에 근로자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란 기업 내 복지, 사회보장 등 근로조건 이외 근로자의 생활이익 전반을 말한다.
외국인근로자는 노동조합의 집단 활동을 통하여 임금인상을 요구하지 않으면 현재의 최저임금에 맞추어진 근로조건을 개선할 여지가 없다. 따라서 외국인근로자의 근로조건 향상을 위해서는 노동조합의 설립과 활동이 필요하다. 외국인근로자도 헌법 제33조 제1항에 보장된 자주적인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보장받는다. 노동조합에 가입하거나 외국인들만으로 구성된 노동조합도 만들 수 있다.
외국인 불법체류자의 경우에도 노동조합의 설립 또는 가입이 허용되고 있다. 최근 판결이 있기 전까지는 불법체류자의 노동조합 가입 및 활동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노동조합의 설립이 불가하다는 입장이었다. 이와 관련된 사건으로 2005년 4월 24일 서울, 경기, 인천 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근로자 91명이 ‘서울경기인천 이주근로자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서울지방노동청에 설립신고서를 제출하였으나 거부되었다. 이에 이주노동조합은 2005년 노동청을 상대로 노동조합설립신고 반려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였고 패소판결을 받았지만, 항소심과 최종심은 초심판결을 취소하였다.
본 노동조합설립 거부처분에 대한 소송은 마침내 2015년 6월 25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고등법원의 판결 취지를 유지하는 결정을 받으면서, 불법체류 외국인근로자로 구성된 노동조합도 노동3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대법원은 “구 노조법상 근로자란 타인과의 사용종속관계 하에서 근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임금 등을 받아 생활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특정한 사용자에게 고용되어 현실적으로 취업하고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일시적으로 실업 상태에 있는 사람이나 구직 중인 사람을 포함하여 노동3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는 사람도 여기에 포함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하였다. 이는 노조법상의 근로자 개념을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보다 폭넓게 보아야 하고 특정사업장에 소속되어 있지 않더라도 임금으로 생활하는 자, 일시적인 실업자, 구직자까지도 노조법상 근로자에 포함하는 광의의 근로자 개념을 인정하고 있다.
특히 출입국관리법의 위반에 대해서 대법원은 “출입국관리 법령에서 외국인고용제한규정을 두고 있는 것은 취업자격 없는 외국인의 고용이라는 사실적 행위 자체를 금지하고자 하는 것뿐이지, 나아가 취업자격 없는 외국인이 사실상 제공한 근로에 따른 권리나 이미 형성된 근로관계에 있어서 근로자로서의 신분에 따른 노동관계법상 제반 권리 등의 법률효과까지 금지하려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고 판시하면서 외국인근로자가 불법체류자임에도 불구하고, 근로를 제공하여 발생한 권리나 노조법상 근로자의 권리를 향유할 권한이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있다.

2. 외국인근로자의 적용 사례

외국인근로자들도 스스로 노동조합을 만들고 단체교섭을 통해 단체협약을 체결하여 근로조건의 향상을 꾀할 수 있다. 실제로 외국인근로자 개인이 개별 노동문제로 인하여 회사를 상대로 권리구제를 받는 것이 쉽지가 않다. 언어 문제도 있지만, 사용자의 불이익처분으로 인해 계속근로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외국인근로자들을 스스로 지켜 줄 수 있는 것이 노동조합 활동이다. 이러한 이유로 외국인근로자들이 노동조합을 설립하여 근로조건 개선 및 확보를 하는 것이 권리구제를 받는 합리적인 해결책이다.
실제 합법적인 체류자격을 가진 외국인근로자(원어민 강사)가 2009년 9월 인천광역시 연수구의 아발론학원에 노동조합을 설립하였고, 단체교섭을 통한 단체협약까지 체결하여 근로조건을 확보한 사례가 있다. 2009년 11월, 원어민 강사 6명이 미지급된 연장근로수당을 고용노동부에 진정하여 수령하게 되자, 학원 원장이 해당 주동자 원어민 강사를 해고하였다. 이에 고용불안을 느낀 원어민 강사 5명이 고용보장을 위해 노동조합을 설립하게 되었다. 이 원어민 강사들의 노동조합은 우리나라의 노동조합법 보호 아래 설립되었고, 또한, 단체교섭을 통해 단체협약까지 체결하였다. 그러나 학원 원장이 새로운 원어민 강사를 노동조합 가입하지 않을 것을 전제로 채용하였고, 기존의 조합원인 원어민 강사들이 계약기간이 만료 되었을 때, 근로계약을 갱신해주지 않아 학원을 그만두게 됨에 따라 조합원이 점차 줄어들어 노동조합이 소멸하게 되었다. 이 원어민 외국인강사의 노동조합 설립, 활동, 소멸 과정을 보면서 외국인근로자의 노동3권의 행사가 현실에서 어렵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불법체류 외국인근로자의 노동조합에 대한 설립의 인정여부에 대해 많은 논쟁이 있었다. 인정해야 한다는 논리는 첫째, 취업자격이 없는 외국인근로자도 노조법상 근로자이므로 근로조건의 개선을 위한 노동3권을 행사할 수 있다. 둘째, 출입국관리법상 불법체류의 신분은 행정 목적상 단속기준에 불과하므로 외국인근로자의 기본권을 제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셋째, 불법체류자의 노동3권을 제한하는 것은 불법적인 고용을 유인하여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인권침해와 인권유린을 방관한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불법체류자의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거나 노동3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논리는 다음과 같다. 첫째, 노동조합의 활동이 단체교섭과 단체협약을 통해 근로조건을 개선하는 활동을 하는 것인데, 불법체류 외국인근로자들은 장래의 근로관계를 법으로 보장받지 못하므로 근로조건의 개선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이다. 둘째, 불법체류의 신분인 노동조합의 임원들의 활동은 노동3권 행사가 제한되므로 노동조합의 활동이 출입국관리법 개정을 요구하는 정치운동이 주된 목적이 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셋째, 불법체류자의 노동조합이 노조법으로 보호를 받을 수 있는지 의심이 되고, 불법체류자들도 기존의 내국인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불법체류자의 노동조합을 인정해주지 않아도 내국인의 합법적인 노동조합에 가입하여 활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은 불법체류자도 노조법상의 근로자성이 인정되는 한, 그러한 근로자가 외국인인지 여부나 취업자격의 유무에 상관없이 노조법상 근로자의 범위에 포함되므로 불법체류자의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있다.

3. 평 가

외국인근로자들이 노동3권을 행사하는 것이 근로조건 향상의 유일한 기회이다. 노동조합의 활동 없이는 임금인상이나 근로조건 개선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법이 최저기준에 맞추어져 있다. 외국인근로자도 당연히 노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고, 근로조건 향상을 위한 단체교섭 요구 및 쟁의행위를 할 수 있다. 심지어 불법체류자의 경우에도 노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고, 가입할 수 있다. 다만, 불법체류라는 현행법 위반으로 행동상 제약이 있고, 외국인근로자의 정치활동 제한으로 노동조합 활동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이 아니고서는 외국인근로자들의 노동조건을 개선할 수 없는 상황이므로 외국인근로자들의 노동조합 활동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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